하루키를 좋아하기 시작한건 군복무 시절부터였다.
하루하루 고된 훈련과 처음으로 겪어본 위계질서는
늘 나를 낯설게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늘 웃고 눈치껏 행동하고 잘 적응하는 듯 보였으나
속은 그렇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가족 면회때 누나가 던져준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때의
그 희열과 상상을 잊지 못한다.
담백하고 냉정하기까지 했던 필체에
야릇하고 몽환적인 이야기는
그 시절, 내게 처한 상황과 대조적이면서
현실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책들을 택배로 받아 읽기 시작했다.
지금은 '노르웨이의 숲' 으로 출간돼서 나오는 것 같다.
처음 무라카미 하루키에 입문하게 된 책.
그리고 이어서 읽은 1Q84
정말 긴 장편 소설임에도 집중하며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전역하고 나와서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들은 거진 다 읽었다.
군대에서만큼의 감동과 재미는 아니었지만,(상황이 달라졌으니까)
하루키의 음울하고 차갑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하루키의 세계관이
20대 때 크게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리고 올 해 나온 단편소설 '일인칭 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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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작가의 수필집과 단편,장편을 읽어본 사람으로서
하루키는 장편에 더 소질있는 소설가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간혹 영화'버닝'의 원작이었던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 처럼
느껴지고 생각되어지는 미묘한 부분들을 이야기라는 형식으로 전달하면서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왠지 알.것.같은 느낌의 좋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이 책도 하루키의 단편소설의 정수들이 모여 있는,
일인칭 단수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는
하루키의 월드의 재밌는 이야기들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좋았다.
하루키 월드의 단편은 원래 이렇다.
"그 중심이 여러 개 있으면서 둘레를
갖지 않는 원을
상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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