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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너에게
Inspiration/연기 전공서적

연기하지 않는 연기( how to stop acting)

by paust91 202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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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지 않는 연기
국내도서
저자 : 해럴드 거스킨 / 이은주역
출판 : 도레미엔터테인먼트 출판사 201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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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헤럴드 거스킨 
1941년 뉴욕에서 태어났고 트롬본 주자로 활동하던 중 연기로 전공을 바꿔 럿거스 대학교에서 드라마로 학사 학위를,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뉴저지에서 폐색전증으로 사망했다. 


헤럴드 거스킨은 처음 연기를 배웠던 것처럼 스타니슬랍스키의 이론대로 어떤 장면의 갈등을 촉발하는 동기나 행동을 낳는 등장인물의
‘목표’를 찾고자 대본을 분석했다. 그리고 내 배역의 과거사를 장황하게 글로 옮겼다고 한다. 
스타니슬랍스키의 감정-기억 테크닉을 통해,  내 안에 내재된 개인적 경험들을 끊임없이 발굴해 감정으로 그 배역을 채우고 여차하면 무대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기억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노력의 결과는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자신이 원하던 만큼 
자유롭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감정과 상상력과 본능을 유연하게 드나들 수가 없었다고 회고한다. ->why?

그는 장면을 일일이 분석하는 것으로 등장인물이 되는 대신 순간순간 대사를 즉흥적으로 연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대사 한 줄 바꾸지 않고(이 점이 중요하다.) 해냈다. 순간의 느낌, 매 순간 내 흥미를 끄는 것에만 의지한 채 인물의 대사에 단순하게 반응하는 위험을 무릅썼다. 리허설 때는 물론 실제 공연에서도 테크닉과 분석을 내려놓고 즉석에서 텍스트를 탐험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러한 탐험 자체가 내가 맡은 인물이 되어 갔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는 자유를 느낄 수 있었고 주어진 장면의 문제점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내놓게 되었다. 그리고 훨씬 더 흥미로운 등장인물이 나왔는데, 엄밀히 말해서 이는 내가 오로지 나 자신과 텍스트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서였다고 생각했고 강요나 자기 보호가 전제된 장면 분석이 전혀 없었으므로 본능이 생동감 있고 활기차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한다. 

2020년 1월, 내가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들고 매우 흡사하다. 대본을 받고 촬영을 준비하면서 해온 분석들이 
오히려 나를 더 올가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또한 감독과의 의사소통에도 분석은 그리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지성(분석)과 본능(즉흥) 을 조화롭게 이루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정한 연습방법과 과정을 도출해내고 싶었다. 
지성은 본능을 돕고, 본능은 지성을 도우며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연습방법. 

그런 생각에 있을 때, 이 책을 만난 건 참 다행인 것 같다. 헤럴드 같은 경우, 오롯이 본능에만 충실한 연기교습과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물론 문제는 있겠지만 흥미로운 부분들도 많다. 이것들을 부분적으로 취합하고 내 것으로 만든다면 더 좋은 연기과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등장인물에 대한 배우의 작업은 혼자 대본을 읽고 그 인물과 텍스트에 관해 감독과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접근법의 문제는 처음부터 배우가 대본 밖에, 동장인물 밖에 놓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본과 등장인물 밖에 있다는 것은 그 배우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밖- 본능과 감정과 상상력의 밖, 등장인물을 창의적으로 구상하는데 꼭 필요한 공상 세계의 밖-에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해서 그 배역을 극도로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분석이 어떻게 연기로 옮겨 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큰 혼란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대본을 읽는다는 것은 대본 및 등장인물에게 학교에서 배운 분석적 방식으로 접근하게끔 만드는 지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스타니슬랍스키식이든 문학적 방식으로든, 분석은 배우로 하여금 등장인물에 대해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다. 더 정확히 말해 분석은 배우로 하여금 자신의 본능을 믿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분석에 몰두할수록, 스타니슬랍스키의 가르침대로 등장인물의 중요한 욕구나 특정 장면에서의 욕망을 빠르게 파악할 만큼 자신의 정신 상태가 명징한지 의심하게 된다. 분석은 배우를 약하게 만든다. 

지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배우의 작업이 시작되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배우의 입에서 등장이눔ㄹ의 말이 실제로 나오기 전까지 연기에서의 진짜 작업은 시작된 게 아니라고 믿는다. 
경험이 많건 적건 배우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텍스트, 즉 대화 혹은 말에 자신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 순간 배우는 자신을 등장인물에 실제적으로-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옴에 따라 신체적으로도-연결시킨 셈이 된다. 그가 등장인물의 대사를 그냥 읽거나 암송하기보다는 진심으로 말할 수 있다면, 그는 사실상 등장인물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배우는 대사와 그것이 유발하는 선택들에 대해 자유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물을 알아내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 것이다.

배우는 내용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따라서 작업 초반에 지적인 선택들을 거부해야 한다. 앞으로 뭘 하게 될지 스스로도 모르는 채 탐험 상태에 놓여야 한다. 이러면 어쩔 수 없이 대사에 대한 자신의 첫 반응을 신뢰하게 된다. 그것이 아무리 우스꽝스럽거나 터무니없어 보일지라도 말이다. 분석적인 태도를 지니면, 이런 반응들이 지성에 억눌리게 된다. 

어떤 배우가 나와 작업하겠다고 찾아오면 나는 처음부터 신선한, 진짜 반응을 원한다. 그래서 그가 주인공을 수도 없이 해 본 노련한 배우건, 이제 막 연기에 입문한 젊은 배우건 상관없이 똑같은 방식으로 시작한다.  
맡은 배역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텍스트 전반에 걸쳐 연기의 토대를 발견 또는 재발견할 수 있도록 이끈다. 
단순하되 효과적인 연습을 제로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지면에서 떼어 내기라 부른다.


지면에서 떼어 내기 연습 방법


‘지면에서 떼어 내기’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배우는 고개를 숙이고 묵독하는 동안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면서 문구를 
머릿 속에 집어넣을 시간을 갖는다. 그 다음 지면에서 고개를 들고는 읽기를 중단하고 대사를 말한다.
고개를 숙이고 지면 위 구절을 혼자 읽는 동안 천천히 숨을 마셨다가 내쉬는 행위는 그 구절이 불러일으키는 생각이나 이미지에 접속하게 해준다. 무엇이 떠오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그 순간의 실제의 반응이고, 배우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기만 하면, 얼마나 하찮거나 단순한지, 얼마나 심오하거나 생뚱맞아 보이는지는 상관없다. 
요점은 그 대사가 배우의 무의식 속에서 이리저리 튀어 오르게 두는 것이다.
숨을 내쉬자마자,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검열할 기회를 갖기 전에 그 구절을 말하라. 진실하게 굴어 보겠다고 대사를 죽이지 말라. 그저 하고 싶은 대로 말하라. 아무리 생뚱맞거나 멍청하거나 섬뜩해도, 아무리 우습거나 감동적이거나 불경하거나 지루해도 개의치 말라. 말하기 전에 숨을 내쉬면 인위적으로 꾸미고 계획된 배우의 목소리가 아닌, 평소 사용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기하지 않을 때
 우리 모두가 내뱉는 그 발성 말이다. 일단 감정이 수면 위로 올라와 표현되었으면, 다음 대사가 배우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고 갈 수 있게 그 감정을 거리낌 없이 떨구어 내라. 배우들은 종종 잘 통했던 생각이나 감정을 대체할 만한 무언가가 안나올까 봐 겁이 나서 거기에 미련을 갖곤 한다. 그러나 한 대사가 유발한 생각이나 감정에 매달리면 다음 대사가 끌어 낼 수 있는 반응의 범위가 제한된다. 
내려놓아야 새로운 무언가가 올라올 공간이 생기는 법이다. 탐험은 바로 그런 걸 위해 하는 것이다.
배우들은 흔히 작가의 의도에 맞는 감정이 생기지 않을까 봐 염려한다. 때때로 어떤 대사에 대한 가장 솔직한 반응은 ‘아무 느낌이나 생각이 안든다’이다. 그럼 그냥 그렇게 말해야 한다. 놀랍게도 이런 반응은 다른 반응들 못지않게 좋고 유용하다. 진실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도 우리는 자기가 무엇을 느끼거나 생각하는지, 혹은 반응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떄가 많다.
무언가에 정말 아무 느낌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주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거짓 감정을 꾸며 내는 짓을 피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정은 단순히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필수적이다!

  1. 무엇보다 명심해야 할점은 ‘조심하지 말라’는 것!
  2. 자기 검열이 있기 전에 각각의 감정을 꺼내 놓을 필요가 있다. 미묘한 반응만큼이나 격한 반응도 신뢰해야만 한다.
  3. 순간 순간 어디로든 나를 데려가도록 자유로이 놔두는 것.
  4. 선입견을 갖지 않기
  5. 대사 말고는 의지할 게 아무것도 없기
  6. 단순히 보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 반응하기
  7. 조급해 하면 뻔한 선택들만을 한다. 조급해 하지 말라. 
  8. 등장인물을 조합하려 하지 말 것. 일관성의 대가로 자발성을 잃어야 한다면, 거기에는 분명히 그만한 가치가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대사를 말하기 전에 그것이 다가오게 두라고, 자신의 대사인지 확인하라고 자꾸 일깨운다.
배우가 하는 말-대화, 단어 들-과 배우의 관계는 그가 이루는 가장 중요한 연결이라고 믿는다. 텍스트는 배우 내면에 숨겨진 장소들을 발굴하여 더 폭넓은 범위의 선택과 캐릭터를 배우에게 제공하는데, 이런 현상은 여러 뛰어난 작가들의 텍스트에 의해 활발히 진행된다.
이를 통해 배우는 연기를 캐릭터에 대한 정의라기보다는 캐릭터에 대한 탐험으로 여기게 된다. 



스타니슬랍스키의 이론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영감을 억누른 채 맡은 배역에 관해 내린 의식적이고 지적인 선택들이 감정뿐 아니라 본능까지 폐쇄시키면서 나를 옮아매었다.
상상력보다 기억에 의존하길 강요함으로써 내 무의식적 사고와 이미지와 환상에 접속할 길을 막아 버렸다. —>why?



부정에서 출발하기 

등장인물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그와 관계없는 것들을 알아내야 한다. 두려움이나 자기 검열 없는 탐험을 통해서 말이다. 역할 탐험은 대리석을 조각하는 것과 같다. 여기 엄청나게 큰 대리석 덩어리가 있다. 등장인물은 이 덩어리 안 어딘가에 있다. 배우는 그 인물에 속하지 않는 대리석을 제거하기만 하면 된다. 그 결과 남겨지는 것이 등장인물이고, 그 것은 배우 자신이다. 이로써 그 배우는 곧 등장인물이 된다. 그러니 그는 연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탐험 과정에서 등장인물에 대한 옳은 선택을 찾는다해도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그 선택이 그릇된 것이더라도, 나는 등장인물에 관해 무언가를 알게 될 것이다. 이건 그 인물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을 발견할 경우, 나는 이 등장인물에 관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 우리가 너무 급하게 분석에 덤벼들면 뻔한 평가에 이르기 쉽고, 등장인물이 처음부터 너무 친숙하게 느껴져 어떤 감정이나 흥미나 자유를 가지고 탐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성질 자체도 부정하며 탐험하기
  • 대본에 쓰인 대로 믿기-> 등장인물이 진심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보기. 

맡은 배역의 대사를 여러개를 발췌해서 ‘지면에서 떼어내기’훈련을 하면서 희곡 전체를 여러 번 검토하라. 어떤 것도 미리 확정짓지 않되, 작업 과정에서 반복해 나타나는 사항들은 받아들이고 신뢰하라,
그게 바로 당신이 그 등장인물이 될 때 일어나는 일들이다. 날마다 연기에 공을 들여라. 이는 등장인물에 대해 생각만 하지 말고 매일 대사를 말로 표현해 보라는 뜻이다. 배우의 작업은 언제나 텍스트와 연결되어 있다.
선입견이나 통제 없이, 대사를 말로 표현할 때 스스로를 신뢰하면 할수록, 대사 없이 무대 위나 카메라 앞에 서 있을 때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생기 넘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총 정리

  • 분석과 테크닉을 거부하라
  • 사전에 배역을 너무 잘 이해하려 들지 마라
  • 동장인물과 상관없어 보이는 지점들을 탐험하라
  • 오디션 전에 대사를 암기하지 마라
  • 고상한 취향과 자존심을 포기하라
  • 단역을 맡으면 그 배경이 작품의 중심인 것처럼 준비하라
  • 그 무엇보다 자신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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